OECD 산하 원자력 기구(NEA: Nuclear Energy Agency)는 2008년 9월 17일 ‘원자력 산업의 시장 경쟁(’ 보고서를 발간했다.
○ 배경
원자력 산업은 발전소의 설계, 건설, 운영, 연료 공급을 위한 다양하고 전문화된 원자력 설비와 원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자력 시장은 정부 주도의 원자력 산업 초기 단계에서 현재 많은 부문이 경쟁 시장 하에 운영됨에 따라 상당히 변화하였다.
1980년대 이후 원자력산업은 대체로 낮은 수요로 인해 상당한 합병과 구조조정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일부 부문에 있어 소수의 거대 글로벌 기업이 생겨났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원자력 산업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주요 산업의 세계화 경향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한편, 다수의 OECD 국가 내의 전력사업 자유화는 원자력발전소 소유권자와 운영자의 기업환경을 변화시켰다. 즉, 전력 업계가 점점 더 많은 경쟁에 노출됨에 따라 경영개선과 비용효과적인 면을 더욱 고려하게 되었다.
따라서 1970년 대 원자력 산업의 주요 확장 이후, 원자력 시장의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중대한 구조적 변화를 겪었다. OECD 원자력기구(NEA)의 원자력개발위원회는 현 시장 환경의 주요 부문과 수년 내 새로이 확장될 원자력 시장에서 수요의 급증으로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조사하기 위해 원자력 산업의 시장 경쟁에 관한 특별 전문가 그룹을 설립하였다. 이 연구는 또한 몇몇 국가에서 제안된 연료 공급선 다원화 협정으로 인한 시장 경쟁의 시사점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이 조사를 수행함에 있어 전문가 그룹은 불가결하게 경쟁이 제한되거나 심지어 존재하지 않는 원자력 활동이 일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여기에는 많은 R&D 활동이 해당되는데, 특히 신기술이 상업화되기까지 국제적 협력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인 장기적 목표를 가진 R&D 활동이 그러하다.
○ 주요 시장 부문에 따른 핵심 발견점
• 원전의 설계, 엔지니어링과 건설
앞으로 확장할 주요 분야로, 1980년대 이후 시장 침체와 통합에도 불구하고 기존 원전공급자(NPP Vendor)는 계속해서 설계를 개발해 현재 상당히 향상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는 4~5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전 설계에 관한 국가간 서로 다른 규정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여 특히 소형 시장에서 수요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추가로 주요 원전공급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기존 공급자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후, 기술개발을 통해 국제시장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설계를 가진 독립적 공급자로 발전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과 중국에서 이러한 공급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 우라늄 공급
수요증가에 따라 수 년 내 상당수의 새로운 우라늄 생산 설비가 가동될 것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신생 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자가 될 것이다. 일부 합병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추세는 시장 집중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두 선도기업의 합병이 전세계적 생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1990년대 초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에 수입되는 우라늄에 대한 무역규제가 시장 경쟁에 영향을 끼쳐왔다. 그러나 수요 증대와 기존에 비축된 공급량이 감소함에 따라 시장에 끼치는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 육불화우라늄(UF6) 변환공정
전세계적으로 세 개의 육불화우라늄 공급업체가 있으며 시장경쟁의 관점에서 필요 이상으로 시장이 집중되어있다. 그러나 육불화우라늄 변환 발전소가 주요 저장소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소수의 발전소만 있는 것이 시장 참여자에게 더 편리할 것이다. 현재 계획상, 기존 주요 공급업체는 계속해서 확장하고 시장의 집중도는 거의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우라늄 농축공정
우라늄 농축기술은 핵확산 방지 측면에서 가장 민감한 분야 중 하나이므로 제한된 국가의 정부 승인을 받은 극소수의 사업체에서만 행해진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시장경쟁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산업은 현재 향후 십 년 혹은 그 이상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줄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즉, 미국과 프랑스의 기체 확산 방법을 쓰던 기존 발전소가 원심 분리기를 이용한 발전소로 바뀌고, 레이저를 이용한 농축 기술이 상용화될 가능성도 있다. 2015년까지 미국 내 두 개에서 최대 네 개의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신규 우라늄 농축 공장이 세워질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은 기존 공급 업체의 시장 점유율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 연료 성형가공 공정
다른 핵 연료 사이클과 달리 연료가공은 본질적으로 각 원전에 필요한 만큼 맞추어 이뤄진다. 신규 원전이 세워지면 초기에는 원전공급자가 연료를 공급하고 이후에 경쟁업체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연료 성형시장에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연료성형 시장이 통합되면서 주요 원전공급자들도 합병되었다. 현재 연료 성형시장은 적정선을 넘어 집중되어 있으나 새로운 연료가공 방법을 사용한 발전소의 경쟁으로 추가적인 공급업체가 필요한 실정이다.
• 핵연료주기의 백엔드(Back-end)
한정된 재처리 공장의 대다수는 자국 내 폐기물을 처리하지만 일부는 해외 업계와 계약을 맺기도 한다. 따라서 한정된 국제 시장이 존재하나 최근 감소추세이다. 앞으로 원자력 산업이 상당히 확장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료 재처리 공정의 가능성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재처리 기술은 핵확산 방지 차원에서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소수 국가로 제한되거나 다각적 통제 하에 놓일 수 있다.
재처리 공장에서 분리된 플루토늄은 혼합산화물 연료로 가공되어 일부 경수로에 쓰일 수 있다. 현재 영국과 프랑스에 두 개의 공장이 운영 중이며, 전환된 연료는 일부 유럽국가와 일본에 공급된다. 현재까지는 제한된 시장만이 존재하며 혼합산화물 연료가공은 아직 상용화 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사성 폐기물 처리는 각 공장이 담당하기 때문에 각 공장의 설비와 기술에 따라 그 영역이 제한된다. 전반적으로 방사성 폐기물과 폐로 처리에 대한 기술과 설비 혁신 경쟁이 치열하다.
• 기존 원자력발전소 정비와 업그레이드 경쟁
최근 몇 년간 신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수요가 낮아 원자로 생산업체들은 점차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정비, 개조, 업그레이드 사업에 주력해왔다. 많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 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주요 업그레이드 사업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균형으로 적정선에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수년 내 신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적시에 정기적인 정비나 대규모 업그레이드 사업을 맡길 업체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